효에게. 2002. 겨울 - 한강 바다가 나한테 오지 않았어. 겁먹은 얼굴로 아이가 말했다밀려오길래, 먼 데서부터밀려오길래 우리를 덮고도 계속 차오르기만 할 줄 알았나 보다 바다가 너한테 오지 않았니하지만 다시 밀려들기 시작할 땐 다시 끝없을 것처럼 느껴지겠지 내 다리를 끌어안고 다시 뒤로 숨겠지마치 내가그 어떤 것, 바다로부터조차 널지켜줄 수 있는 것처럼 기침이 깊어먹은 것을 토해내며눈물을 흘리며엄마, 엄마를 부르던 것처럼마치 나에게그걸 멈춰줄 힘이 있는 듯이 하지만 곧너도 알게 되겠지내가 할 수 있는 일은기억하는 일뿐이란 걸 저 번쩍이는 거대한 흐름과시간과 성장,집요하게 사라지고새로 태어나는 것들 앞에 우리가 함께 있었다는 걸 색색의 알 같은 순간들을함께 품었던 시절의 은밀함..
나에게 힘을 주는 건 바로 옆의 사람들입니다. 늘 곁에 있어도 보이지 않을 때가 많지만, 바람처럼 스며들어 나를 일으켜 세우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미소는 태양의 빛, 어둠 속에서도 나를 찾게 하고, 그들의 말은 바위처럼 단단해 무너진 내 마음을 다시 붙든다. 바쁜 세상 속에서도 그들은 한 걸음 뒤에서 나를 본다. 아무 말 없이 내 짐을 들어주고, 내 손을 잡아주며, 그저 곁에 있다. 때로는 바람이 되어, 때로는 나무 그늘이 되어, 내가 지치지 않게내 삶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 그들은 내 발걸음에 힘을 주고,내 마음에 빛을 주며, 언제나 나를 나답게,세상을 살아가게 한다. 그들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나아간다,끝없이 흐르는 이 길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