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새해를 맞이한다는 건 항상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 찹니다. - 나태주 -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예순다섯 개나공짜로 받았지 뭡니까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그리고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들을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 다시 삼백예순다섯 개의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좋은 것들을 덤으로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그 위에 더 무엇을 바라시겠습니까?
한강 작가의 시 입니다. 괜찮아 - 한강 - 태어나 두 달이 되었을 때 아이는 저녁마다 울었다배고파서도 아니고 어디가아파서도 아니고아무 이유도 없이해 질 녁부터 밤까지 꼬박 세 시간 거품 같은 아이가 꺼져버릴까 봐나는 두 팔로 껴안고집 안을 수없이 돌며 물었다 왜 그래.왜 그래.왜 그래. 내 눈물이 떨어져아이의 눈물에 섞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말해봤다누가 가르쳐준 것도 아닌데 괜찮아.괜찮아.이제 괜찮아. 거짓말처럼아이의 울음이 그치진 않았지만 누그러진 건 오히려내 울음이었지만, 다만우연의 일치였겠지만며칠 뒤부터 아이는 저녁 울음을 멈췄다.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짜디짠 ..
요즘은 희망이 있을 거라고 희망하는 것도 "희망"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 한강- 한강 작가 작품 보기 👉 구름이 하늘을 덮어빛마저 숨을 때에도,우리는 알지.저 너머에 태양이 숨어 있다는 걸. 발걸음이 무겁고길이 아득할 때에도,우리는 믿지.한 걸음 한 걸음이끝내 내일로 이어질 거란 걸. 바람이 차갑게 불어와도우리 가슴 속엔작은 불씨가 남아있어.희미하지만 꺼지지 않는,우리의 희망. 절망이 문을 두드릴 때,우리는 문을 닫고속삭이자."넌 잠시 스쳐가는 그림자일 뿐." 어둠 속에서도희망은 살아있어.우리 손끝에,우리 마음에,우리 내일에.
무언가를 우리는 항상 계획합니다.계획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계획을 포함해서 말이죠.그러나 그건 이내, 금새 무너지고 말아버리는 계획이 되죠. 한 번 흘러내린 물방울처럼 내 기억 속에도 고요히 파문이 퍼져가네. 어제의 길목에 남겨진 흔적들, 누군가의 따뜻한 눈빛, 잡지 못한 손. 후회는 조용히 찾아와 손을 내밀고 작은 순간들을 지워내려 하지.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끌어안은 채,어두운 밤하늘처럼 무거워지는 마음. 혹시라도 다시 만난다면그때의 실수는 없을 거라 다짐하지만인생은 여전히 바람처럼 흘러가고 나는 또 하나의 파문을 남길 뿐. 과거는 모래성, 물결이 스칠수록 사라져단단했던 내 모습도 부서져 가네. 후회는 결국 또 다른 시작의 이름일까,아니면 더 깊은 바다로 가라앉는 침묵일까.
효에게. 2002. 겨울 - 한강 바다가 나한테 오지 않았어. 겁먹은 얼굴로 아이가 말했다밀려오길래, 먼 데서부터밀려오길래 우리를 덮고도 계속 차오르기만 할 줄 알았나 보다 바다가 너한테 오지 않았니하지만 다시 밀려들기 시작할 땐 다시 끝없을 것처럼 느껴지겠지 내 다리를 끌어안고 다시 뒤로 숨겠지마치 내가그 어떤 것, 바다로부터조차 널지켜줄 수 있는 것처럼 기침이 깊어먹은 것을 토해내며눈물을 흘리며엄마, 엄마를 부르던 것처럼마치 나에게그걸 멈춰줄 힘이 있는 듯이 하지만 곧너도 알게 되겠지내가 할 수 있는 일은기억하는 일뿐이란 걸 저 번쩍이는 거대한 흐름과시간과 성장,집요하게 사라지고새로 태어나는 것들 앞에 우리가 함께 있었다는 걸 색색의 알 같은 순간들을함께 품었던 시절의 은밀함..
나에게 힘을 주는 건 바로 옆의 사람들입니다. 늘 곁에 있어도 보이지 않을 때가 많지만, 바람처럼 스며들어 나를 일으켜 세우는 이들이 있다. 그들의 미소는 태양의 빛, 어둠 속에서도 나를 찾게 하고, 그들의 말은 바위처럼 단단해 무너진 내 마음을 다시 붙든다. 바쁜 세상 속에서도 그들은 한 걸음 뒤에서 나를 본다. 아무 말 없이 내 짐을 들어주고, 내 손을 잡아주며, 그저 곁에 있다. 때로는 바람이 되어, 때로는 나무 그늘이 되어, 내가 지치지 않게내 삶의 길을 함께 걸어가는 사람들. 그들은 내 발걸음에 힘을 주고,내 마음에 빛을 주며, 언제나 나를 나답게,세상을 살아가게 한다. 그들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나아간다,끝없이 흐르는 이 길 위에서.